언론보도

살인까지 가는 데이트폭력, 전과확인·인권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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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까지 가는 데이트폭력, 전과확인·인권교육 필요>


영국의 클레어법 처럼 데이트 상대의 전과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의 관련 전과 기록 확인을 검찰과 경찰에 청구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오픈애즈 

▲ 영국의 '클레어법'처럼 데이트 상대의 전과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의 관련 전과 기록 확인을 검찰과 경찰에 청구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오픈애즈 

#1.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에서 남자친구 A(21)씨가 여자친구 B(21)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보인 것 같았다는 이유였다. 

#2.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7월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C(37)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 1월 전남의 한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이별 문제로 다투던 D(33)씨를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사랑이 살인으로 뒤집히는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해 관련 전과 확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진다. 폭력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가정·데이트 폭력 개념과 적극적인 신고 교육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인을 상대로 한 살인은 적지 않은 비율을 보인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여성 대상 폭력에 관한 연구(2015년)'에서 대검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5년~2014년 살인 범죄 피해자 1만283명 중 연인이 가해자인 경우는 10.3%(1059명)였다. 

18일 대검찰청의 '2017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살인사건 중 애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사건이 전체(948건)의 10.7%를 차지했다. 연인 대상 성폭력 가해자는 1015명으로 전체(2만4512명)의 4.1%를 차지했다. 

특히 연인 살인 범죄자는 초범인 경우가 22.6%인 반면, 전과자 비율은 77.2%에 이르렀다. 연인에게 폭행·상해를 저지른 범죄자 역시 77%가 전과자였다. 초범은 23%에 그쳤다.

2015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데이트 폭력 가해자는 가해 경험이 없는 남성에 비해 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토이미지
▲ 2015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데이트 폭력 가해자는 가해 경험이 없는 남성에 비해 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유토이미지

◆연인 살해범 전과 비율 77% 

연구원이 2015년 심층면접한 50대 중반 E씨는 폭력(상습집단흉기 등 상해), 상해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전과 9범인 그는 과거 피해자가 다른 남성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손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려 눈을 멍들게 했다.

또한 E씨는 범행 당일 소주 한 병을 마신 상태에서, 지방에 있을 동안 자신의 집에서 살라는 말에 '헤어지자'고 대답한 피해자를 청소기로 폭행했다. 그는 욕설과 함께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를 3~4회 때려, 부러진 청소기에 허벅지가 찔리는 상해를 입힌 뒤 허벅지를 걷어찼다.

E씨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고, 사건 당시처럼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전과가 있다. 

이처럼 애정이 공포로 급변하는 상황 때문에 현재 교제중인 상대의 전과 기록을 확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원이 2015년 19세 이상 여성 2000명을 조사한 결과, 교제 상대방의 전과 조회 허용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전제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48%로 가장 높았다. '전적으로 찬성(38.8%)'한다는 의견을 더하면 전체의 86.8%가 데이트 상대의 전과 조회에 동의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연구 2015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연구(2015년)'

◆'애인폭력 전과' 조회·교육 필요 

영국에선 남자친구에게 교살된 여성의 이름을 딴 '클레어법'이 2014년 시행됐다. 클레어 우드는 인터넷 연애 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에 의해 2009년 2월 교살됐다. 며칠 뒤 자살한 가해자는 과거 자신의 애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전과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클레어는 살해되기 몇 달 전, 자신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폭행했고, 살해 위협과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실도 밝혀졌다. 

클레어법 시행으로 경찰은 애인의 폭력 위험에 노출된 여성들에게 폭력 전과를 공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2013년 개정된 '캠퍼스 보안 공개법'은 관련 기관이 대학 캠퍼스에서의 범죄발생율을 수집·공개하고, 연간 보안 보고서에 경찰 신고내역을 싣도록 한다.

미국은 또한 1994년 여성폭력방지법 제정과 1996년 권총통제법 개정으로, 가정폭력 전과자의 범행을 소급해 권총소지를 금지했다. 형사·사법기관 종사자 교육, 주를 따지지 않는 연방차원의 기소 등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10년 미국의 가정폭력 발생률은 1993년에 비해 64% 감소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1993년~2012년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이 여성은 26%, 남성은 48% 줄었다.

한국의 경우,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검사나 경찰에게 가해자의 관련 범죄 경력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데이트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문제의 뿌리는 데이트 폭력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연인 간 폭력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여성가족부의 '전국 가정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 6000명(여성 4000명) 가운데 여성 응답자의 상당수(44.2%)가 첫 폭력 피해 시기를 '결혼 후 1년 이상 5년 미만'이라고 답했다. 결혼 전 교제 기간을 합치면, 폭력 피해 경험은 64.3%에 이른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5년 19세 이상 남성 2000명을 조사한 결과, 데이트 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부모 상호간 폭력은 물론, 자신의 폭력 피해가 각각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어려서부터 부모의 폭력을 보거나 당한 결과가 데이트 폭력과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현행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가정폭력의 정의에 영국처럼 데이트 폭력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도 가정폭력에 데이트폭력을 포함하는 주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관계의 친밀도에 가려진 사소한 폭력도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도록, 학령 초기부터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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