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접촉 있지만 추행 아니다?…검찰 불기소에 여성단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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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직원 성 비위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추행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여성단체를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법조인들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데 따른 검찰의 부당한 판단이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사)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전남대 산학협력단 강제추행사건 무혐의 처분과 관련한 항의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남대 산학협력단 회식 과정에서 성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한 고소인의 대리인이자 민변 광주전남지부 소속 김수지 변호사의 사건 경과 보고를 시작으로 최희연 광주여성민우회 대표의 발언, 김정희 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을 예정이다.

이들은 "피해자가 느낄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뿐 아니라 분노, 공포, 무기력, 모욕감 등 다양한 피해 감정을 포함한다"는 '레깅스 불법촬영'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인용한 뒤 "피해자의 다양한 피해 감정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성적 수치심의 의미를 보다 확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지방검찰이 전남대 산학협력단 회식 자리에서 상급자가 피해 여성을 여러 차례 신체접촉한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린 것은 '피의자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수는 있으나 그러한 행위들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면서 "낮은 성인지 감수성으로 시대에 역행하는 광주지방검찰의 판단에 분노를 느끼며 검찰의 무혐의처분에 항의하는 기자회견 열 예정이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뒤 고소인의 대리인 김수지 변호사는 광주고등검찰청에 항고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김수지 변호사는 "불기소 결정서에서 검찰은 손과 어깨 부분의 접촉을 인정했지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가 아닌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신체 접촉은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있었고, 당시 불쾌감을 표시한 사실이 없다는 점도 들었는데 이는 전형적으로 '피해자다움'을 전제하고 있는 검찰의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전남대에서 10년간 근속한 정규직 연구원 A씨는 지난 2019년 12월26일 전남대 산학협력단 직원들의 송년 회식 자리에서 B과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B과장이 자신을 강제로 끌어당겨 성추행을 했고 이를 학교 측에 알리며 두 차례 부서 이동을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모두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발생 10일 뒤인 지난해 1월6일 B과장을 직접 찾아가 자신을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 했고 이에 아무런 조치가 없자 나흘 뒤인 10일 산학협력단장에게 B과장의 타 부서 이동을 요청했다. 두 차례 요청에도 대학 측이 조처를 하지 않자 A씨는 지난해 1월14일 대학 인권센터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다.

대학인권센터 운영위원회, 인권센터 성희롱 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 산학협력단 징계위원회 등은 신고인 A씨와 피신고인 B과장, 참고인 동료직원 C씨 등을 상대로 조사를 했지만 '허위신고와 무고'로 결론 내렸다.

인권센터 성희롱 성폭력방지대책위는 재조사 요청에 따라 조사소위원회 위원을 전원 교체하고 다시 조사했지만,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A씨를 산학협력단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이후 A씨는 B과장를 검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당시 추행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려 불기소 송치했고, 검찰 역시 '추행은 아니다'란 이유를 들어 불기소 처분했다.

전남대 전경.(전남대 제공) ⓒ News1 박준배 기자

한편, 교육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대학 인권센터의 대처가 부적절했다며 인권센터 직원과 위원 등 10여명에게 징계와 경고 처분을 하라고 대학 측에 통보한 바 있다.


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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